음악은 취향대로 듣는 것이니까 사실 뭐가 좋다고 하는것도 우습죠...
내가 올드 팝을 좋아하는건, 명곡이라는 것 말고도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많이 접했기 때문에
과거의 기억 혹은 어떤 추억과 부지불식간에 연결고리가 형성되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나의 주위를 보면 나이가 좀 있는 형, 누나를 둔 사람의 경우
취향이 그대로 동생인 본인에게도 영향을 미치더군요.
(내 경우도 그랬었고...)
몇 살 차이가 나지 않는 형제자매의 경우는 그네들이 접하는
사회문화,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다르지 않으나,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는 아무래도 좀 틀리게 되죠.
(초등학생이 좋아하는 노래와 고등학생이 좋아하는 노래는 틀리겠죠?
아 그러고 보니, 이 명칭때문에도 세대간의 갈림이 생겨버리네요.
내 경우는 국민학교였습니다...)
나도 그랬고 내 친구도 그랬고 학창시절을 돌이켜 볼 때도
많은 점들이 그랬었고...
또는 학교를 다니면서 동경하는 선배나 선생님의 취향이
나에게도 답습되는 경우도 있군요.
(가령 자기가 좋아하는 선생님 또는 선배가 좋아하던 팝송이
시간이 흐른 후 본인이 좋아하는 팝송 베스트에 올라간다던지 뭐 그런...)
나의 학창 시절을 돌이켜 보면 친구들 중에 장남이나 독자의 경우는
주로 동 시대에 살고 있거나, 그 시대의 주류적인 유행음악에
민감하게 되는 경향이 짙구요.
차남이나 나이차이가 좀 나는 형제 자매가 있는 경우는
앞서 예를 들어 이야기 했던 그런 경향이 짙더군요.
물론 약간의 예외적인 케이스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자기 스스로가
스스로의 취향을 발견하기엔 '또래문화' 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한계가 있겠죠.
요즘같은 인터넷 세상에서야 본인이 원한다면, 알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정보를 얻을 수가 있지만 과거엔 라디오 방송이나
일부 팝 전문서적이 전문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매체로서의
전부였으니까요.
그러니, 자기가 어떤 계열의 음악을 좋아해서, 따로 공부 혹은
접하고자 하는 열성을 보이지 않는 한 아무래도 쉽게 접하기가 힘들겠죠.
앞서 이야기한 예외적인 케이스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먼저
지역적인 차이라는 것과 환경적인 차이라는 것이 있을수 있겠는데요..
지역적인 차이라고 한다면, 가령 예를 들어 부산과 같은
아랫쪽 지방의 경우는 일본과 가깝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일본의
대중문화를 많이 접하게 되고 친숙하게 될 수 있는 요인이
내륙지방보다는 더 많게 되고, 용산이나 이태원, 의정부등과 같은
주한미군이 주둔하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경우는 미국식 문화를
다른 도시들과 비교해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죠.
환경적인 차이는 부유층과 서민층의 차이가 있겠네요.
부유층은 외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물리적인 측면(쉽게 말해 MONEY)이 있으니
개인적으로 거금을 주고서라도 위성안테나를 단다던지, 아니면
외국에서 유학생활을 한다던지 하게 되면, 일반적인 동 시대의
또래세대들보다는 아무래도 외국문화를 많이 접할수가 있겠죠.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국(異國) 문화를
접해야 하는데, 사실 이것은 또래문화가 사회생활(학교생활)에
많은 영향을 차지하는 집단에게 있어서는 여러가지로 힘들다고 봅니다.
말그대로 남들은 평범하게 노는데 혼자 튀다가는, 집단 따돌림 당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얘기죠...-_-
(혼자 노는 걸 즐기는 사람이거나, 또는 튀는 걸 좋아해서 그렇게 하거나,
여하튼 그런 사람들은 남들 뭐라건 신경안쓰고 본인 좋은 걸 하겠지만...)
따라서 어쩌면 나이 많은 형, 누나를 둔 것도 내겐 나름대로의
복(?)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면, 나이 어린 동생에게 심부름이나 그런 거 시켜먹는 건
정말 짜증나는 일이지만...-_-;)
물론 거기에 추가적인 전제조건으로 그들의 놀이문화가
내가 수용하기에 부담이 없어야 하겠고 본인 또한 그런 것들에 대한
호기심 또는 동경심이 있어야 겠죠.
내 경우는 아마도 지적 호기심이 너무 왕성했기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아직도 이 버릇(?)은 고쳐지질 않고 있습니다.)
까까머리에 검은 제복, 단정한 커트머리 혹은 댕기머리에
검은 구두를 신은 저의 형님 누님 세대들의 모습은
당시 어린 나이에 내게 있어서는 왠지 모를 동경의 대상이었죠.
또한 당시 대유행한 영화들도 그런 모습들을 많이 그렸기 때문에
더욱 더 그런 동경심에 부채질을 했구요.
(고교얄개 시리즈로 유명했던 이승현, 임예진씨를 비롯하여
[호돌이와 토순이],[모이자 노래하자] 라는 TV 프로그램들의 MC였던
최유리, 윤유선, 강수연등은 하이틴세대들의 우상이었죠.
그러나 개인적으로 한가지 너무나 아쉬운 건, 내가
그 형님 누님 세대들의 나이가 되었을 땐 그 특혜(?)를
누리지 못했던 불운한 과거가 있습니다.
(빌어먹을 노태우 정권 때문에...이른바, 소위 교복자율화 세대입니다 -_- )
교복자율화 때문에 그 대의적인(?) 취지와는 달리, 오히려
빈곤층과 부유층의 극명한 잣대가 생겨버리는 결과를 빚게 됩니다.
프로스펙스니, 아식스니 하는 브랜드도 당시엔 소위 먹어주는(?)
브랜드였습니다.
지금도 생각이 납니다.
브랜드 하고는 별로 안친했던(ㅡ_ㅡ;) 나의 학창시절의
씁쓸한 기억속에 프로스펙스 가방하고 점퍼 샀다고 자랑하던
학교 급우의 모습...
하필, 이 '교복자율화'라는 법 때문에 내 형님뻘 교복세대들과
내 아우뻘 교복세대들의 중간에 어정쩡하게 끼어버린 결과가
되어 버리는 아픔이 있네요...
(70년대 초반 태생들의 슬픔...ㅠ_ㅠ)
그래서 그런진 몰라도 아직까지도 [제복]이라는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과 환상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본풍 교복소녀, 스쿨걸 룩 코스프레가 좋다는...
삼촌이나 직장 고참들중에 스쿨걸 룩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변태라고 놀리지 말고(-_-::) 이런 나름대로의 슬픈 과거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조금은 참고해 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쿨럭...;;-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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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2/03 20: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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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걸과 올드팝송에 관한 이야기.... 
